그늘 속의 집 그늘 속의 집 해마다 여름이면 한랭사를 마당에 쳤는데 금년엔 벼 말리던 모기장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쓸데없다 검은 모기장을 이어 겹으로 차일을 만들었더니 한랭사의 조도가 같다 한랭사는 가벼운 반면 한 올만 터져도 줄줄이 갈라져 속이 상하다 모기장은 무겁긴 해도 올이 터져도 풀리지는 .. 자작 글 2010.08.04
벌레와 전쟁 벌레와 전쟁 마당의 상자들에 열무씨는 없고 갓씨와 섞어진 얼갈이 배추씨를 뿌렸다 큰 비에도 용케 견뎌내고 수북이 자라 새싹채소로 솎아서 듬성듬성 남겼는데 며칠 되니 파란색이 안 보여서 자세히 보니 줄기만 남아 있고 잎은 뭣이 처먹었는지 없다 저녁에 돋보기 쓰고 손전등 비춰보니 민달팽이.. 자작 글 2010.08.04
옥수수 도둑 낮잠자는 오소리 오소리 덕분에 금년 옥수수 심어놓은 것 다 먹어 내가 좋아하는 간식거리가 도둑을 맞았다. 옥수수 익을 만 해서 들에 가보니 크고 좋은 것은 다 따서 다른데 갖다놓고 껍질을 홀딱 벗겨서 알이 하나도 없이 먹어치웠다. 너무 허망했다. 나는 간식으로 심은 것이니 다행이지만 주농으.. 자작 글 2009.08.25
미내다리 미내다리가 생기게 된 동기로 부여 박물관에 소장된 은진미교비의 비문에 따르면 조선조 영조 7년(1731년) 강경사람 송만운이 주도하여 황산사람 유부업, 중경원, 설우, 청원 3인과 여산의 강명달, 강지평이 재물을 모아 1년만에 전라도와 충청도를 잇는 이 다리를 축조 했는데, 당시는 3남 .. 자작 글 2008.09.20
강경 옥녀봉 옥 녀 봉 멧돼지 바위 오른쪽 봉화대가 예전에 있었는데 나중에는 없어진 것을 요즘 새로 건립하였다 애들이 봉화대 속으로 들어가는 곳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노는 모습 옥녀봉에서 우리집이 채운산 모퉁이 채산교회(허옇게 사각진 곳) 옆 1cm쯤 되는 곳에 주황색 지붕이 보일둥 말둥 조금 보인다.. 자작 글 2008.09.20
개수염 개수염 어느 시에 개 발톱 깎아준다는 글을 읽고 생각이 나는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이 누가 개를 줘서 기르는데 안주인이 그 개를 보니 얼굴 모양이 참 보기 싫은데 그 중에도 시커먼 수염이 더 보기 싫어 가위로 깎아주면 좀 낫겠다 싶어 수염을 깎아주었다. 개를 준 사람이 오더니 어! 수.. 자작 글 2008.08.19
어떤 할머니의 모습 어제 대전에 갔다 올 때 역 문에 들어서니 어떤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허리나 다리가 많이 불편하신 것 같다. 에스컬레이터로 나는 2층에 올라가야 하는데 2층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나 1층에서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 안 .. 자작 글 2008.07.10
심장 수술 환자 심장 수술 환자 중환자실에서 나와 입원실로 들어가니 창쪽의 영감이 오늘 퇴원이라고 보따리 싸놓고 수속 대기하고 있는데 그 보호자 자기 뒤에 있는 빈 침대에 앉은 사람을 보며 간밤에 이 아저씨가 두 번이나 덮쳐서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 하네! 아저씨 왜 그러셨어요? 제가요? 예. 죄송합니다. .. 자작 글 2008.06.14
청사초롱 꽃 청사초롱 나 이것 좀 물어보고 가야겠어 저것 어떻게 키면 저렇게 크나요? 나는 사다 심으면 넝쿨만 벋는데 이 집치는 항상 봐도 키는 안 크고 저렇게 꽃만 다닥다닥 피어요? 키를 주저앉힙니다 아하! 이렇게 서리서리 해놨구나 꽃받침은 빨강의 오각 초롱에 노랑색 꽃잎은 뾰족뾰족 다섯 잎인데 자주.. 자작 글 2008.06.13
공작 선인장 공작 선인장 저게 뭔 꽃이랴? 징그럽게 이쁘네 공작 선인장이라오 참 예쁘지요? 예. 어디서 파나요? 그런데 이렇게 이쁜꽃이 하루밖에 안가요 그래서 얼마나 속상한지 적어도 닷새는 가야지! 장관인 꽃이 단 하루밖에 안가니까 다음 날 보면 꽃이 쳐져 있어요 그걸 보면 참 속상해요 연신 .. 자작 글 2008.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