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전에 갔다 올 때 역 문에 들어서니
어떤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허리나 다리가 많이 불편하신 것 같다.
에스컬레이터로 나는 2층에 올라가야 하는데
2층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나 1층에서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 안 해보신 할머니 한 분이
혼자서 흰 윗도리에 검정치마를 입으셨는데
가운데 계단으로 내려오시는 것이 얼마나 힘들게 내려오시는 지!
댓 계단 내려오셨는데 앉은뱅이처럼 안자서
뒤로해서 한 계단 내려와서 보따리를 한 계단 내려놓고
또 한 계단 내려와서 또 보따리를 내려놓고 하신다.
2층에 올라가실 때는 어떻게 가셨는지?
누가 부축이라도 해드렸는지?
가족 누가 함께 가는 이도 없나보다.
누구네 집을 가실까? 저렇게 힘들게 가시는 것을 식구 누가 알까?
저렇게 힘들게 가시면 환영할 사람이나 있는 지 집에 와도 걱정이었다.
그런 분이 어찌 계단 다니기만 불편하시랴!
평지에서도 다니시기 퍽 불편하실 텐데…….
2008.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