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며느리 어머니가 자식 하나 의지하고 살았는데 장가들어 얼마 안돼서 교통사고로 죽다니 대체 이게 무슨 청천 하늘에 날 벼락이람! 청춘과부가 된 며늘아기를 어찌할꼬? 딸처럼 생각하면 사이좋게 지냈는데 암만 붙잡아도 떠나버릴 텐데 친정에 가서 마음을 달랜다고 간 뒤엔 오지 않더니 오랜.. 자작 글 2015.11.07
모 때우러 가세 에헤야 모 때우러 가세 모 때우러 가 품앗이하는 친구들 바구니 들고 가세 바구니 없으면 비닐봉지라도 들고 가세 물 장화 신고 고무줄로 동여매고 모자 쓰고 수건 덧씌우고 작업 토시하고서 옆으로 줄을 세어 들어가세 이 줄은 내가 들어가니 저 줄로 들어가게 모춤은 뽑아서 바구니에 .. 자작 글 2015.11.07
식모살이 간 동생 젊은 여자 옆을 지날 때는 유달리 시끄럽게 지나는 남자가 마른기침이나 독백을 하면서 간다 들에서 일을 하는데 어떤 멋쟁이 아가씨가 미니스커트에 뾰족 구두를 신고 흑색 안경을 끼고 큰 가방을 들고서 지나가는데 촌에서 보기 드문 멋쟁이라 보고 또 보고 자꾸 보고 멋쟁이도 남자를 .. 자작 글 2015.11.07
무식이 탄로 났다 옛날에 무식한 사람이 장에 가서 신문을 들고 "큰일 났네 큰일 났어 서울에 큰일 났네 " 한 동리 아는 사람이 보니까 신문을 거꾸로 들고서! 2000. 6. 9 자작 글 2015.11.07
망령든 할아버지 돈을 많이 벌어 땅을 많이 샀는데 늙어서는 실어증에 망령까지 들었다 날마다 운동 삼아 몇 차례씩 동네를 도는데 동쪽의 어느 지점에서 서쪽의 어느 지점까지 어떤 때는 정신이 깜박깜박 하는지라 다른 사람네 호박잎을 따서 거름 되라고 할아버지가 샀던 땅에 버리고 가신다 그 땅은 .. 자작 글 2015.11.07
어려웠던 시절 머슴살이 품팔이로 생계유지하던 사람 자기 집의 밥은 턱이 괴도록 밥 한 사발을 못 퍼 먹어봐서 한이 되던 사람이 세상을 하직 했는데 아내는 고향 사람 만나면 자손들 공무원이 됐다고 자랑이 줄 줄줄 2000. 6. 27 자작 글 2015.11.07
객사 집을 나간 아버지가 언제 객사 했는지 모르는 사람 시체 찾아봐도 알 수가 없는데 어는 시체 한 구 찾았지만 금니 한 일 없는데 시체는 금니가 있어도 남들이 시체도 못 찾는다고 흉볼까봐 그 시체로 장사 지냈네 2000. 7. 14 자작 글 2015.11.07
귀신들 무엇 먹고 사나 (2) 정월 열 나흗날 저녁에 동네 아낙들 백무리 쪄서 시루 채 이고 짚 한줌 쥐고 가서 짚 위에 나물 쏟아놓고 촛불 켜놓고 다리 없는 냇물에 오쟁이 몇 개 만들어 군데군데 징검다리 놓고 유황님께 빌고 산신님께 빌고 삼사거리에서 두 손 모아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식구들 금년 새해에 운.. 자작 글 2015.11.07
원산도 조개잡이 간 아내 혼자서 즐거워 정신없다 그날따라 유난히 조개가 많아 물이 무릎까지 찾는데 더 잡는다고 남편보고 마중 나오라 해서 갔더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전화는 또 오는데 안개 짙은 아침 애타게 불러도 소리가 없어 슬픔에 잠겨 돌아왔네 며칠 후 반대의 섬에서 떠올랐는데 .. 자작 글 2015.11.07
무창포 무창포(모세의 기적 신기한 바닷길) 팔월이라 무창포 해수욕장 해마다 이맘 때 전국각지에서 모여들어 신비한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곳 석대도에 이르는 1.5km c자형의 바닷길 1시간 동안 빠진다 아침에 도착했을 때는 바닷물이 많았다 아침을 해먹고 서쪽 길을 따라 바위산 밑에 가니 .. 자작 글 201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