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개수염

채운산 2008. 8. 19. 22:55

개수염


어느 시에 개 발톱 깎아준다는 글을 읽고 생각이 나는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이 누가 개를 줘서 기르는데

안주인이 그 개를 보니 얼굴 모양이 참 보기 싫은데

그 중에도 시커먼 수염이 더 보기 싫어

가위로 깎아주면 좀 낫겠다 싶어

수염을 깎아주었다.

 

개를 준 사람이 오더니

! 수염 깎았네?

. 시원하게 깎았어요.

 

남편이 돌아오니 꼬리치며 반가워하는데

수염이 없는지라!

 

나 저것 못 키우겠네!

왜요?

수염 보느라고 키우는데 수염이 없으니!

 

장날 아침에 개장사가 소리치며

-나 고양이 염소 삽니다~

-나 고양이 염소 삽니다~

 

여보세요. 여기 개 사가세요!

우리 개 팔려고 해요.

! 수염을 깎았네!

안사요! 수염이 없으니!

 

세월이 가면 수염이 길어날 줄 알았는데

안기는 구나!

보기 싫은 수염이 뭣이 예쁘다고 키나?

 

며칠 후에 딴 개장사가 소리 지르는 소리 나서

부리나케 나가 개장사를 불렀다.

개를 쳐다보더니

?

개를 살 거요, 안 살 거요?

사기는 사는데요.

이걸 어디다 파나?

200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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