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망령든 할아버지

채운산 2015. 11. 7. 16:24

 

돈을 많이 벌어 땅을 많이 샀는데

늙어서는 실어증에 망령까지 들었다

날마다 운동 삼아 몇 차례씩 동네를 도는데

동쪽의 어느 지점에서

서쪽의 어느 지점까지

 

 

어떤 때는 정신이 깜박깜박 하는지라

다른 사람네 호박잎을 따서 거름 되라고

할아버지가 샀던 땅에 버리고 가신다

그 땅은 아들이 팔았는데

 

2000.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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