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높은 산 위 허공에 큰 노른자 넓은 하늘 철판에 누가 부치나 금빛이 하도 밝아 방에 들기 싫구나 저 동무 어릴 적에 내가 좋아해 태백이 노래 부르며 컸는데 타향에서 볼 때마다 고향 산천 그립구나 동창으로 비치는 저 큰 노른자 정월대보름에 쥐불이하고 추운 줄도 모르고 마당에서 뛰.. 자작 글 2015.12.29
형설지공 하던 분들 형설지공 하던 분들 지금도 사신다면 아주 극한 산골이나 아주 작은 섬 아니라면 전깃불 들어오고 가로등 많이 켰으니 집에 켤 불 없어도 창으로 비쳐오는 불빛 훤해서 얼마나 좋아하실까 요새는 춥지도 않고 아직 모기 힘 못쓰니 좋은 시절 세상이 이렇게 변했답니다 2001. 6. 19 자작 글 2015.12.29
모기 불법의사 처벌 강화로 에프킬라 칙! 칙! 칙! 앵앵앵 정신이 없어 우나 죽을 것이 슬퍼 우나 백 년 만에 온 가뭄으로 무더위 속에서 여문 모기야 이젠 슬픔을 거두어라 살기위해 식구 뜯다가 우리 손에 죽는 것을 한하지 말라 네 죽음보고 나는야 웃는다 2001. 6. 19 자작 글 2015.12.29
오산 오산 2015. 10. 18 찍은 것인데 미세먼지로 흐립니다. 지금 보이는 저 산 이름은 오산뎅이라고 고향에서 부릅니다. 추석 때나 봄 가을에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소풍들도 가고요. 저 산 꼭대기에 봉우리가 세 개 있는데 제일 낮은 봉우리에만 올라가도 언제나 장항 제련소 굴뚝에서 나오는 .. 자작 글 2015.12.29
여름 밤 여름 밤 할아버지는 낮에는 동네 남자들이 모이는 밤나무 밭 원두막으로 가신다 밤나무 밭 한쪽에 참외를 심어서 원두막을 지었다 원두막 밑에서 밀대방석 틀을 놓고 키가 훤칠하고 깨끗한 호밀 대와 웃음과 이야기를 섞어 엮으신 밀대방석을 저녁때가 되면 마당에 깔고 한쪽에 모닥불 .. 자작 글 2015.12.29
추수 가자가자 갈 맞으러 가자 황금물결 출렁대는 들판으로 참깨 터는 멍석에 옆에 널어놓은 들깨 냄새 풍긴다 풋동부 마른 동부 붉은 고추도 흰콩 밤콩 이른 콩은 거둬야겠고 서리 태는 안 여물었다 지난 태풍으로 하우스는 철재가 주저앉고 비닐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일꾼 없어 손댈 일이 걱.. 자작 글 2015.12.29
사진 속에 우리 산 이 사진을 보면 제일 가까운 산은 울바위고, 조금 떨어져 오른쪽으로 둥그스름하게 보이는 산이 우리 산이었습니다. 보이는 곳이 다는 아니고 좌우로 경계가 보이는데 가운데께 가 우리 산입니다. 나 어렸을 때 민둥산을 사서 할아버지께서 다른 산에서 솔방울을 구럭에 따다 씨 받아 옆 .. 자작 글 2015.12.29
샘이 생강 밭 되다 사립문 밖 정든 바가지 샘 사시사철 넘쳐흐르는 물 겨울에 손을 넣어도 차지 않고 여름에 시원한 물그릇에 김치단지 담가놓고 언제나 맑게 흐르는 물을 새벽이면 누구보다 먼저 다홍 자락 치마에 자주 끝동을 단 노랑저고리 입고 래스를 단 하얀 행주치마 예쁘게 치고 똬리 받쳐 물동이 .. 자작 글 2015.12.28
옛날 여아 장난감과 간식 옛날 여아들의 봄에 장난감과 간식거리 앞산의 진달래 꽃방망이 만들고 뒷산의 할미꽃 족두리 만들고 담 밑에 오랑캐꽃 반지 만들고 길가의 노랑 민들레 방끗 웃으면 길바닥이나 길가에 난 질경이 질겅질겅 밟아도 내 몸은 안 더러워 하면서 함께하던 동무들 어머니 샘에서 채소나 빨래.. 자작 글 2015.12.28
시집가는 호박꽃 곤충들의 협동 정신 호박꽃 보고 중매쟁이 벌 왔다 가면 베짱이 아가씨는 밤새워 혼수 마련하고 방아깨비는 궁둥이로 방아 찧어 잔치 열면 나비도 좋아서 얼씨구 절씨구 춤추고 먹다 남은 고리 털음 땅속의 개미 차지라 1983. 여름 자작 글 201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