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꼭지 감꼭지 어제저녁 식사 때부터 남편이 딸꾹 딸꾹 새벽에도 딸꾹 딸꾹 “오늘 병원에 가 봐야겠네.” “가만히 있어 봐요. 며칠 전에 감 꼭지 버리려다 둔 것 있는데 그것 먼저 삶아 먹어 보고요.” “그것 약도 안 될 것 같은데 신통하네.” 시내 갈 때 한방에 들러 죽여를 좀 사 오랬더니 사.. 자작 글 2015.11.21
낚시질 할아버지 낚시질 가시며 도시락 심부름 내가 하지요 어머니 싸주신 도시락 물 주전자 솔모탱이 낚시터로 찾아가지요 시원한 바가지 모자 쓰시고 낚시 줄 서너 개 물에 던져 놓고 방울 소리 울리기만 기다리시다 따르릉 소리 나면 잡아당겨요 큰 붕어 작은 붕어 잡히면 참으로 기쁜 표정 .. 자작 글 2015.11.20
아주 예쁜 아기 귀여운 우리 아기 우리 아기 세수는 고양이 세수 소매 속에서 두 손을 쥐고 왼 손으로 닦고 오른 손으로 닦고 자면서 닦고 깨면서 닦고 하루면 수도 없이 닦고 닦아 얼굴에 때 낄 사이 없어라 아기가 똥을 싸도 예쁘고 오줌을 싸도 귀찮은 주 모르고 방귀를 뀌면 신기하고 울어도 귀엽고 웃.. 자작 글 2015.11.20
참새 참깨 심고 들깨 모 부어 놓으면 지붕에서 보고 있던 참새들 좋아라 쪼아 먹으니 속이 상한 밭 임자가 옆 집 사람 보고서 아줌마 네는 저 지붕에 사는 참새를 왜 그냥 두세요? 이 층에 사는 참새를 어떻게 해요? 2000.3.7 자작 글 2015.11.18
봄의 향연 봄의 향연 나 떠난 고향 집 앞의 논둑에 쫙 깔린 쑥과 냉이, 꽃다지, 소루쟁이는 누가 캐며 산골짝에서 흐르는 물을 건너다니며 서당골 달래는 누가 캐는가? 보리밭에 내려와 도둑질해먹고간 산토끼 똥 약으로 주워가는 사람 있는가? 그 밑에 흐르는 골자기 가제도 약으론 안 쓰겠지 지금.. 자작 글 2015.11.18
귀 먹은 사람 귀 먹은 사람이 옮긴 말은 다른 사람까지 거짓말쟁이가 된다 아무개가 뇌수술을 했다고 전화가 왔다 무슨 중병으로 뇌수술을 했나 걱정하며 계원들에게 모두 연락을 했다 다음 날 알아보니 목 수술이란다 귀먹은 영감이 잘 못 듣고 옮겨서 다른 사람이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2001. 10. 9 자작 글 2015.11.18
국 아침엔 남은 국을 치우려고 생선 국 안 먹는 아이에겐 호박 국을 주고 다른 식구는 생선 국을 먹는데 밥을 다 먹고 대접을 긁으면서 “호박 국에 무슨 생선 눈이 있어?” “생선 국이잖아요” “응 나는 호박 국인 줄 알고 먹었네” 한 그릇 다 먹도록 몰랐으면 호박 국 맛으로 먹었나? 오.. 자작 글 2015.11.18
임금 부부와 앵무 한 쌍 임금 부부와 앵무 한 쌍 선왕이 승하하자 꿈에도 생각지 않던 왕제가 등극이라 신라 흥덕왕(興德王) 초년 섣달그믐 함박눈 펑펑 쏟아지는 밤 장화부인(章和夫人)은 봄부터 앓던 사람이라 왕비 노릇 제대로 한번 못해보고 있다가 시월에 즉위 식 때에도 불참하고 왕비 복도 안 입고 간직해 .. 자작 글 2015.11.18
복어알 복어 금강에서 잡은 복어를 강경 역에서 서울로 부치는데 짐꾼이 두 마리를 얻어와 외 동서와 둘이 먹으려고 라면 삶는데 알을 넣고 삶아 먹다가 모두 황천 길로 떠났다 여자는 집에 액이 끼어 죽었다고 경쟁이 데려다 굿을 하고 둘이 사귀게 되었는데 신이 내려서 영신으로 경 읽는 데도 .. 자작 글 2015.11.18
잡아도 줄지 않는 달팽이 그저께 밤부터 어제 새벽까지 비가 많이 왔다. 날씨가 흐려서 6시 넘어도 컴컴한데 비가 많이 왔으니 달팽이를 많이 잡을 것 같아 새벽 일찍 혈압 약을 먹고 돋보기 쓰고 달팽이가 제일 많이 모이는 두엄에 가서 비닐로 덮어놓은 곳부터 떠들어 봤다. 새끼손가락만한 민달팽이가 세 마리.. 자작 글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