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옛날 여아 장난감과 간식

채운산 2015. 12. 28. 18:15

옛날 여아들의 봄에 장난감과 간식거리

앞산의 진달래 꽃방망이 만들고

뒷산의 할미꽃 족두리 만들고

담 밑에 오랑캐꽃 반지 만들고

길가의 노랑 민들레 방끗 웃으면

길바닥이나 길가에 난 질경이

질겅질겅 밟아도 내 몸은 안 더러워

하면서 함께하던 동무들


어머니 샘에서 채소나 빨래하실 때 

우물가 잔디 꽃 훑으며

띠 풀 캐어 씹고

앞 논에서 뚝새풀 뽑아

삘기처럼 까먹고

논둑이나 밭둑에 핀

꿀 풀꽃 한 송이 꺾어

들고 다니며 꿀 빨아 먹느라 쪽! !


들이나 산에 삘기 뽑아 까서

씻지도 않은 손바닥에 놓고 비비며

물 한 동이 줄게 꿀 한 동이 다오 하며

때를 묻혀 달게도 냠냠

옛날 분들 다 경험이 있는 시절

 

지금 애들은 그 소리 들으면

그런 걸 다 먹었냐고 하겠지만

그 때 어린이들의 간식거리다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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