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샘이 생강 밭 되다

채운산 2015. 12. 28. 18:39

사립문 밖 정든 바가지 샘

사시사철 넘쳐흐르는 물

겨울에 손을 넣어도 차지 않고

여름에 시원한 물그릇에 김치단지 담가놓고

언제나 맑게 흐르는 물을

새벽이면 누구보다 먼저

다홍 자락 치마에 자주 끝동을 단 노랑저고리 입고

래스를 단 하얀 행주치마 예쁘게 치고

똬리 받쳐 물동이 이고

두멍을 채우던 시절이 생각난다

 

1983(2015. 10. 18 보니 우물도 없애고 메워 생강 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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