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생강 밭 되다 사립문 밖 정든 바가지 샘 사시사철 넘쳐흐르는 물 겨울에 손을 넣어도 차지 않고 여름에 시원한 물그릇에 김치단지 담가놓고 언제나 맑게 흐르는 물을 새벽이면 누구보다 먼저 다홍 자락 치마에 자주 끝동을 단 노랑저고리 입고 래스를 단 하얀 행주치마 예쁘게 치고 똬리 받쳐 물동이 .. 자작 글 2015.12.28
옛날 여아 장난감과 간식 옛날 여아들의 봄에 장난감과 간식거리 앞산의 진달래 꽃방망이 만들고 뒷산의 할미꽃 족두리 만들고 담 밑에 오랑캐꽃 반지 만들고 길가의 노랑 민들레 방끗 웃으면 길바닥이나 길가에 난 질경이 질겅질겅 밟아도 내 몸은 안 더러워 하면서 함께하던 동무들 어머니 샘에서 채소나 빨래.. 자작 글 2015.12.28
한석봉 옛날 이조시대 태어난 한석봉 어려서 공부에 재미를 붙여 길이나 돌과 나뭇잎에 숯덩이로 글을 써 동네 사람들의 혼도 많이 나면서도 열심히 배워서 명필이 되었다네 어머니 뒷바라지 엄하고 거룩하다 가난살림 생각 잔고 아들만을 위하고 한석봉은 뜻을 좇아 효심 극진하더니 배우고 .. 동시 2015.12.28
시집가는 호박꽃 곤충들의 협동 정신 호박꽃 보고 중매쟁이 벌 왔다 가면 베짱이 아가씨는 밤새워 혼수 마련하고 방아깨비는 궁둥이로 방아 찧어 잔치 열면 나비도 좋아서 얼씨구 절씨구 춤추고 먹다 남은 고리 털음 땅속의 개미 차지라 1983. 여름 자작 글 2015.12.28
불을 좋아하는 해충 현관 불보고 찾아드는 풍뎅이는 풍풍풍 날고 모기 깔다구 하루살이는 지저분히 날아 거리적 거리는데 땅강아지 갑자기 날아와 탁 붙고 징그러운 큰 나방 포드닥 거리네 1983. 여름 자작 글 2015.12.28
방울벌레 방울벌레 탱자나무 울타리에서 딸랑딸랑딸랑딸랑 딸랑딸랑딸랑딸랑 걸음을 멈추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네 하도 소리 아름다워 아이들 들어보라 하고 싶은데 큰 아이는 학교에 막내는 잔다 1983. 여름 자작 글 2015.12.28
거미 공중 곡예사가 옛날 낡은 집에서 헛간 대들보에서 전기 배선까지 얼기설기 베 짜놓고 밤만 되면 좋아서 요줄 타고 살살 저줄 타고 살살 보는 이 없어도 끈임 없이 살살 왕거미 곡예사님 낮에 숨어 자고 밤에는 나방 모기 걸리면 디룽디룽 대롱대롱 재주 부린다 땅에 기어가는 벌레를 작은.. 동시 2015.12.28
베짱이 베짱이 노래 듣고 오이 넝쿨인가 하고 살금살금 가보았더니 고추 밭이었어요 베짱이 노래 듣고 토마토 밭인가 하고 살금살금 가보았더니 호박 넝쿨이었어요. 베짱이 노래 듣고 상추밭인가 하고 살금살금 가보았더니 꽃밭이었어요. 밤엔 찔꼭 짤꼭 아름다운 소리만 들리고 낮에는 작고 .. 동시 2015.12.26
사탕 사탕 자꾸 자꾸 먹고 싶은 사탕 누가 뭐라 해도 먹고 싶고 이가 썩는다는 소리 듣기 싫다 맛좋고 해로운 것 사탕이니 조금 먹고 바로 이 닦자 1983년 동시 201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