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 많은 노인 꾀 많은 노인 간밤에 눈이 많이 내려 여행길 불편한데 하필이면 오늘이 장날 장꾼들이 마주오니 혼자 밖에 못 다니는 논둑길 눈감고 지팡이로 더듬더듬 장님이 오늘 같은 날 나들이라! 내가 비켜가야지 무거운 짐 지고 논으로 비켜가네 2000. 3. 11 동시 2008.02.23
선인장 선인장 옛날에 어떤 아이가 외가에 가서 심심한데 아무도 안 볼 때 선인장 가시를 뽑아버리고 마당에 대추나무 가시 따다 그 자리에 꼭 꼭 박았답니다 두고 보니 그 선인장 시들었대요 이유를 모르시는 외할아버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1986년 동시 2008.02.23
팔다리 가진 조개 팔다리 가진 조개 팔다리 가진 조개 춤도 추고 악수까지 진짜, 진짜야! 독일 피터 아마이젠 박사는 천 팔 백 육십년 전 탐정가가 쓴 낡은 일기책을 보고 아프리카 서쪽 엑과리온을 가서 세와 강 하구를 찾아갔더니 새벽이면 탁탁, 첨벙첨벙 탁! “저기! 무슨 소리지?” “쉿!” 탁 소리 딱 .. 동시 2008.01.17
발바리 발바리 담장도 다 안 했는데 담장 노릇 한다고 멍멍! 대문도 단 달았는데 대문 노릇 한다고 멍멍! 초인종도 안 달았는데 초인종 노릇 한다고 멍멍! 문지기도 없는데 문지기 노릇 한다고 멍멍! 90. 2. 17 동시 2008.01.10
꽃밭 꽃밭 나팔꽃이 나팔불면 꽃들은 모두 깨어 이슬로 세수합니다. 알쏭달쏭 봉숭아 화사하게 하양 봉숭아 깨끗하게 빨강 봉숭아 곱게 곱게 난쟁이 채송화 울긋불긋 나비는 팔랑팔랑 벌들은 붕붕붕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분꽃이 나팔불면 저녁을 지어먹고 노래를 합니다. 전기기사 왕거미 아저씨 반딧불 .. 동시 2006.09.18
베짱이2 베짱이2 나는 가볼래요 어젯밤 밤새워 베짱이 베 짠 곳 몇 치나 짰나 몇 자나 짰나 수풀에서 찾아보고 꽃밭에서 찾아봐도 어디다 감췄는지 장에다 팔았는지 하나도 없어요 동시 2006.09.18
텔레비전 텔레비전 엄마는 잠들기 전 텔레비전을 끄시고 아빠는 틀어놓고 코 골며 잠드시고 텔레비전은 혼자 치치치 칙! 칙! 엄마는 깨시면 플러그를 빼시고 아빠는 깨시면 안 나와도 꽂으시고 엄마는 끄실 때 플러그를 빼시고 아빠는 끄실 때 리모콘으로 탁! 동시 2006.09.18
모 때우는 날 모 때우는 날 엄마 아빠 모 때우는 날 우리들도 따라갔어요 경운기 딸 딸딸! 과자 먹으며 사방엔 모내기 한창입니다. 송사리 올챙이 망으로 뜨고 토끼풀 꽃다발 쥐고서 달리기 연습하다 주저앉아 흙으로 여러 가지 만들었지요. 꼬마 동생 두렁에 앉아 엄마 아빠 바라보다가 스르르 꾸벅꾸.. 동시 2006.09.18
시골 나들이 시골 나들이 아빠와 고모랑 산기슭 돌고 돌아 우리 산 여기 저기 높은 나무 위에서 매암매암 매암매암 맴- 온통 산들은 곤충의 무대 할아버지 산소에 절을 하였습니다 방아깨비가 펄떡 날아와 인사를 하니 웃으며 살금살금 잡아 가지고 시원한 그늘에 고모랑 앉았습니다 아침거리 찧어라 .. 동시 200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