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가진 조개
팔다리 가진 조개
춤도 추고 악수까지
진짜, 진짜야!
독일 피터 아마이젠 박사는
천 팔 백 육십년 전 탐정가가 쓴
낡은 일기책을 보고
아프리카 서쪽 엑과리온을 가서
세와 강 하구를 찾아갔더니
새벽이면
탁탁, 첨벙첨벙 탁!
“저기! 무슨 소리지?”
“쉿!”
탁 소리 딱 그치고 도망가느라
첨벙첨벙!
오 분 후 타닥 소리
살금살금
얕은 물위에 떠있는 작은 물고기
살펴보니 터지고 긁힌 상처
조개한테 맞아죽었네
다음 날 새벽에 가보니
한 다리로 빙글빙글 돌면서
발레리나처럼 춤추네!
한 팔은 이리저리 흔드는데
춤 구경에 생포도 잊은 채
자신도 모르게 조개 향해 손가락 내밀자
조개가 악수를 했다네!
백 구십 삼년의 실제라
어린이 동산 잡지에 악수 장면
사진까지 실었네!
1996년 11월 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