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
액자에 걸린 자수
어머님의 자수
함박꽃을 보며
어머님 생각합니다
처녀시절에 무지개 꿈을 안고
빨강 비단에 수본을 뜨고
수틀에 끼워 솜씨도 좋게
푼사로 한 올 한 올 엮으신 꽃이
얼마나 탐스럽고 예쁜지
네모진 천을 둥글게 오려
초록 비단에 밖아 놓으시고
방석 하라고 주셨지만
액자를 만들어 안방에 걸었습니다
사군자 중 제일 곧은 절개
대나무 액자는 어디에 버리셨나요?
그것도 예쁘고 보고 싶은데
고향 벽에 걸어 놓은 걸 얼릴 적에 보면
물고기들이 옹기종기 먹이 찾아
모이는 것같이 보였는데!
쓰시던 푼사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2001.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