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액자

채운산 2015. 12. 23. 16:48

액자

 

액자에 걸린 자수

어머님의 자수

함박꽃을 보며

어머님 생각합니다

처녀시절에 무지개 꿈을 안고

빨강 비단에 수본을 뜨고

수틀에 끼워 솜씨도 좋게

푼사로 한 올 한 올 엮으신 꽃이

얼마나 탐스럽고 예쁜지

네모진 천을 둥글게 오려

초록 비단에 밖아 놓으시고

방석 하라고 주셨지만

액자를 만들어 안방에 걸었습니다

 

사군자 중 제일 곧은 절개

대나무 액자는 어디에 버리셨나요?

그것도 예쁘고 보고 싶은데

고향 벽에 걸어 놓은 걸 얼릴 적에 보면

물고기들이 옹기종기 먹이 찾아

모이는 것같이 보였는데!

 

쓰시던 푼사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200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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