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우유

채운산 2010. 12. 1. 06:48

                                          

            우유        


나는 우유를 보거나 글자만 봐도

지난날을 회상하며 언짢습니다

학교에서 우유 값을 매달 내라는데

줄 때도 있고 못줄 때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못 준다니까

“엄마, 나 우유 먹고 싶은데!”

하면서 예쁜 얼굴에 눈물이 글썽일 때도 있었습니다

제 딴엔 이천 삼백 원이면 될 텐데 생각하지만

사천 육백 원이나 육천 구백 원이 필요합니다

한 살 위인 오빠도 줘야하고

세 살 아래인 동생도 줘야하니까요!


지금은 교단에 서서 재잘거리는 학생들이

우유타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2010.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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