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나는 우유를 보거나 글자만 봐도
지난날을 회상하며 언짢습니다
학교에서 우유 값을 매달 내라는데
줄 때도 있고 못줄 때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못 준다니까
“엄마, 나 우유 먹고 싶은데!”
하면서 예쁜 얼굴에 눈물이 글썽일 때도 있었습니다
제 딴엔 이천 삼백 원이면 될 텐데 생각하지만
사천 육백 원이나 육천 구백 원이 필요합니다
한 살 위인 오빠도 줘야하고
세 살 아래인 동생도 줘야하니까요!
지금은 교단에 서서 재잘거리는 학생들이
우유타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2010.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