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글

모란봉에서

채운산 2007. 1. 18. 13:21

 

모란봉에서

 

윤동주

 

앙상한 소나무 가지에
 훈훈한 바람의 날개가 스치고,
얼음 섞인 대동강 물에
한나절 햇발이 미끄러지다.

 

허물어진 성터에
철모르는 여아들이
 저도 모를 이국 말로
재잘대며 뜀을 뛰고
난데없는 자동차가 얄밉다.

 

 

*윤동주는 1945. 2. 16 . 광복되기 꼭 반년 전 죽음.


1936. 3. 24일 쓴 시는 오는 자동차가

얄밉다고 한 것은 위안부 감을 실러 왔는가

무슨 일을 저지르려고 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