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거미

채운산 2015. 12. 28. 15:51


공중 곡예사가 옛날 낡은 집에서

헛간 대들보에서 전기 배선까지

얼기설기 베 짜놓고

밤만 되면 좋아서

요줄 타고 살살

저줄 타고 살살

보는 이 없어도

끈임 없이 살살

 

왕거미 곡예사님 낮에 숨어 자고

밤에는 나방 모기 걸리면

디룽디룽 대롱대롱 재주 부린다

 

땅에 기어가는 벌레를

작은 거미가 와서

거미줄로 꽁꽁 묶어놓고

조금씩 조금씩 위로 끌고 간다

땅에 두면 도둑 맞을가봐


1983.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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