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택한 며느리
경상도 양철통 박물 장사가
참하게 생긴 처녀 점찍어 놓고
며느리로 맞아드리고 칭찬 자자하더니
망나니 아들이 다른 여자에게 정신을 잃자
양철통도 정신이 그쪽으로 기울었다
가족계획 하는 시대에 주책없이
본처에서 넷을 낳고
후처에서 셋을 낳았는데
본처는 돌보지 않고 오지도 않더니
오랜만에 와서 하는 말은
이혼장에 도장 찍어 달라는 것을
거절당하고 괘씸한 마음뿐
호랑이 밑에서 고생하는 본처는 말이 아니다
참다못해 집을 나가 식모살이 하는데
나이 들어 ㄱ자가 된 시어머니도 고생이 심해
본처 소생 데리고 먼 강원도까지 갔는데
어쩌다 본가에서 오면 그렇게 잘하던 며느리의
갑자기 변한 태도에 못 이겨
아이들을 두고 혼자 와 사는데
강원도에서 고기잡이하던 아들이
부여 본가 가까이 와서 음식 장사 한다더니
빚을 많이 지고 살 수 없으니
본가에 유산으로 남은 땅 몇 마지기를
착한 친구 앞으로 명의 이전해 놓고 자살했으니
당연히 본처와 자식 차지라
2001.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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