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아쉬운 고물

채운산 2015. 12. 24. 17:05

아쉬운 고물


옛날에 흔하게 보고 쓰던 물건이

문화의 발달로 버렸던 것들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쓰기 편한 것을 취하다 보니

추억이 그립고 생각 날 때면

이사할 때마다 버린 물건들을

귀찮고 좁아도 여태 갖고 있으면

귀중품 되는 것 몰랐네

지금도 두자니 걸리적거리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 많지만

집을 주리게 되면 어쩐담

철필과 연필이 나오니

울타리 밑에 연적 같은 것 뒹굴고

제일 그리운 것은 아기자기한 도자기 한 점

종지만한 게 종지보다는 위가 약간 벌어진 그릇에

빨강 매화의 그림이 있고

잔금이 많이 간 무늬를 넣은 청자색에 가까운

이름도 모르는 아주 귀여운 도자기가 보통은 아닌데

양재를 배운다고 풀 담아 갖고 가

깜빡 잊고 놓고 온 것을 지금까지 후회한다

천석 군이 따님이 시집오실 때 갖고 오신 것인지

어머님이 시집오실 때 갖고 오신 것인지

대대로 내려오는 것인지 몰랐던 것

tv 진품명품에 나가도 손색이 없는데!

화장품 그릇으로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

 

200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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