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고물
옛날에 흔하게 보고 쓰던 물건이
문화의 발달로 버렸던 것들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쓰기 편한 것을 취하다 보니
추억이 그립고 생각 날 때면
이사할 때마다 버린 물건들을
귀찮고 좁아도 여태 갖고 있으면
귀중품 되는 것 몰랐네
지금도 두자니 걸리적거리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 많지만
집을 주리게 되면 어쩐담
철필과 연필이 나오니
울타리 밑에 연적 같은 것 뒹굴고
제일 그리운 것은 아기자기한 도자기 한 점
종지만한 게 종지보다는 위가 약간 벌어진 그릇에
빨강 매화의 그림이 있고
잔금이 많이 간 무늬를 넣은 청자색에 가까운
이름도 모르는 아주 귀여운 도자기가 보통은 아닌데
양재를 배운다고 풀 담아 갖고 가
깜빡 잊고 놓고 온 것을 지금까지 후회한다
천석 군이 따님이 시집오실 때 갖고 오신 것인지
어머님이 시집오실 때 갖고 오신 것인지
대대로 내려오는 것인지 몰랐던 것
tv 진품명품에 나가도 손색이 없는데!
화장품 그릇으로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
200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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