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의 이별가/이하자
겨울밤의 가곡
몇 십 마리인가 바람 소리 일며
아름답게 노래 부르는 밤
떠나가는 아쉬움에
캄캄한 하늘을 쳐다보니
회색 빛, 은빛
멋진 수(繡)도 감추고
북으로 간다는 이별의 노래.
아쉬움이 꺼지지도 않았는데
떼기라기 소리 또 들려온다.
따뜻한 봄하고는 상극이라
어쩔 수 없다고 처량하게 우는 밤!
들려오고 또 들린다.
밤이 새도록
연필도 검은 눈물을 흘리누나!
마지막 노랫소리 들으며
배웅하려고 앉아 있으련다.
90.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