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와 분재

산수국

채운산 2006. 1. 7. 10:30
2005년 07월 10일 (일요일) 16 : 59  경향신문
[우리나무 바로알기] 산수국
7월 초순, 본격적인 장마철은 식물들의 왕성한 생육기이기도 하다. 장마철 조용한 산중에서 물을 머금고 시원스러운 푸른색을 띠며 피어 있는 모습이 환상적인 꽃. 산골짜기에 피며 물을 좋아하고 국화 같은 꽃무리를 이룬다하여 산수국(山水菊)이다. 산지의 계곡을 따라 비교적 습한 숲 속에 생육하는 낙엽활엽관목이다.


6~7월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꽃을 피운다. 꽃에는 ‘유성화’와 ‘무성화’ 두 종류가 있다.

화려한 꽃은 관상용으로 인기가 있으며 꽃은 해열제, 잎과 뿌리는 당뇨, 구충제 등 약용으로 쓰인다. 잎을 건조시키면 필로둘신(Phyllodulcin)이라는 감미성분이 형성된다. 이 잎을 달여서 감차(甘茶)를 만들어 마시면 심신이 편안해지고 안정된다. 관상의 즐거움과 더불어 약용으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 나무이다.

〈도움말|생명의숲국민운동(www.for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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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색이 바뀌는 무성화(無性花) 카멜레온

수국(水菊)

 

수국은 여름이 한창일 때 보라색, 하늘색, 분홍색이 한데 섞인 탐스러운 꽃을 피워 무성한 초록색 잎새와 어우러져 마치 어느 솜씨 좋은 조화가(造花家)의 작품을 보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 수국은 잎이 너무 무성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초본성 식물로 생각하지만 낙엽활엽관목이다.

 

수국의 원래 고향은 중국인데 중국에서는 여러 가지 이름을 얻고 있다. 분단화(粉團花), 수구화(繡毬花), 자양화(紫陽花), 팔선화(八仙花) 등으로 불려진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가 수국을 놓고 지은 시에서 수국을 자영화(紫陽花)라 부르게 된 유래가 있다.

어느날 백낙천이 바람을 쏘이려고 소현사라는 절에 갔는데 스님이 반가이 맞으면서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아무도 그 꽃의 이름을 모르니 좀 가르쳐 달라 하여 따라 가 보니 그도 처음 보는 꽃이었다.

 

백낙천은 작은 보라빛 꽃이 보여 큰 송이를 이룬 이 꽃을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가 짤막한 시 한 수를 지어 스님에게 넘겨주었다. 그 시의 원문은 구하지 못했고 번역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선단상(仙壇上)에 심었던 이 꽃이

    어느 해에 이 절로 옮겨 왔는가

    비록 이세상에 있지마는 사람들이 몰라보니

    그대와 한께 자양화(紫陽花)라 부르고싶네

 

백낙천은 이 시에서 수국을 이 세상의 꽃이 아니라 신선들이 사는 선단의 꽃이라고 격찬하고 자양화라 이름지은 것이다.

 

수국이 본래 고향은 중국이지만 일본에서 중국종을 기본으로 하여 원예 품종을 많이 만들었다. 일본 수국의 학명이 Hydrangea macrophylla for. otaksa(하이드란지아 마크로필라 포르마 오타크사)인데 이는 ‘마크로필라’까지는 중국 본종의 학명이고, 일본종은 ‘오타크사’가 추가 된 것이다.

 

하이드란지아는 ‘물’을 말하는 ‘하이드로’ ‘그럿’을 뜻하는 ‘안개이온’의 합성어로 ‘물가에 잘자라고, 열매가 그럿처렴 생긴’데서 온 것이며, ‘마크로필라’는 ‘작은 꽃들이 한데 뭉쳐 피는 모양’말하는 것이다.

 

일본수국에 ‘for. Otaksa’가 더 붙은 내력이 재미있다.

800년대에 네델랜드 해군의 군의관 지볼드라는 장교가 일본에 와서 머무는 동안에 일본 수국을 처음 보고 몹시 좋아하였는데 학계에 보고하면서 그의 일본인 애인의 이름 오타키에다 존칭을 붙여 ‘오타키상을 위하여’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라 한다.

 

이렇게 서양사람들이 식물의 학명에 연인이나 아내의 이름을 붙인 경우는 흔히 있다고 한다.

 

수국의 꽃은 색깔이 5-6번 변한다.

  피기 시작할 때 흰색

  꽃이 커지면서 점점 청색

  다시 붉은 기운이 돌다가

    나중에는 자색이 된다.

  토양이 알카리성이면 분홍빛이 진해지고,

  토양이 산성이 강하면 남색이 된다.

 

이러한 수국의 성격을 이용하여 흙에 첨가제를 넣어 여러 가지 꽃 색깔의 수국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수국의 꽃말이 ‘변하기 쉬운 마음’이 된 것은 이러한 수국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국의 탐스러운 꽃은 사실은 꽃이 아니라 꽃받침이고 거기다가 암술 수술 모두 퇴화된 무성화(無性花)이다. 그래서 수국은 결실을 하지 못하여 씨로서 번식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자라는 수국 중에 산수국탐라수국은 꽃도 아름답고 결실도 한다. 물기가 많은 계곡에서 보라빛 꽃을 피운 산수국을 자세히 보면 가장자리의 크고 아름다운 꽃닢은 보통 수국과 같이 무성화이고, 안쪽에 꽃 같지도 않는 아주 작은 것들이 수술과 암술을 갖춘 진짜 꽃이다. 가장자리 무성화는 화려한 색깔로서 벌, 나비를 부르고, 안쪽의 작은 꽃은 꿀을 주고 꽃가루받이를 하는 것이다. 참으로 자연의 섭리는 오묘하다.

산수국

탐라수국은 여름에 한라산 해발 1000m 쯤에 무리 지어 꽃을 피우는데 전체 모양은 산수국과 비슷하나 가장자리 무성화처럼 생긴 꽃도 수술을 달고있는 것이 산수국과 다르다.

 

수국은 뿌리, 잎, 꽃 모두 약제로 쓰이는데 생약명으로 수국을 수구(繡球), 수구화(繡毬花), 팔선화(八仙花) 등으로 부른다.

 

수국은 씨가 없기 때문에 꺾꽂이 방법으로 번식시킨다. 이른봄에 햇 가지에 싹이 트기 전에 한 뼘쯤 잘라 모래에 꽂으면 뿌리가 잘 내린다.

옮겨 심을 때는 물기가 많고, 비옥한 땅에 심어야 잘 자란다. 꽃은 햇 가지에서 피기 때문에 예쁜 수형을 만들기 위하여 전정(剪定)을 할 때는 가급적 묵은 가지를 자르는 것이 좋다. 잘 가꾼 수국을 보려면 강릉 오죽헌 화단에 가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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