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송충이

채운산 2015. 12. 2. 20:37

 

옛날 선생님 따라

소풍 갈 때처럼 줄을 지어서

차령산맥이 뻗은 마가산으로

홍산장 가는 길 따라 한없이 가다

산으로 들어가 송충이를 잡았다

왼손에 깡통 들고 오른손엔 집게로

주황색 검은색 흰색이 섞인

울긋불긋 고운 몸에 털 많은 징그러운 것

손가락 크기의 벌레를

아이들은 징그럽다고 소리치며 잡아

깡통 속에 넣었다

푸른 산을 송충이가 망친다고


198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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