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되는 초목

[스크랩] 먼나무 빨간 열매의 말

채운산 2008. 10. 18. 14:14

 

이 겨울, 레드 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죄가 되진 않을 것임에 내쳐 한 마디 하련다.

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인데

너나 잘하지, 왜 저리 시끄럽게 본분을 잊고 있는 것이냐?

 

방치된 검은 재앙이 삶의 터전을 앗아가고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마음놓고 물을 흐려놓는 세상--.

5년 전 이 나라를 천국으로 만들겠다던 말 잘하는 분은

요즘 왜 저렇게 조용히 있어야만 하는데?


먼나무는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감탕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가지는 털이 없고 암갈색이다.

높이가 10m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두꺼우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털이 없다.


꽃은 5∼6월에 피고 연한 자줏빛이며 2가화(二家花)로서

긴 꽃대 끝의 취산꽃차례에 달린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 5∼8mm이며 10월에 붉게 익는데

우리나라의 제주도나 보길도 등에서는 관상용으로 심는다.

 

 

♧ 먼나무 - 박정원


내 몸에 불을 당겨라

불이 붙거든 남김없이 태워라

그래도 꺼지지 않는다면

기나긴 겨울밤

천지연폭포 가랑이 사이를 헤매다가 하늘로 올라간

한 마리 무태장어인줄 알아라

내 너를 잊지 못하여

서귀포의 팔을 베고 누운 다음

쉼 없는 바다를 외면하였다

몸은 비록 멀리 있어도

사랑 하나만으로는 도저히 사랑할 수 없다고

밤마다 태워도 싸늘한 먼먼나무

 

 

♧ 겨울날 - 강정식 ▷


매섭게 시린 하늘에

천천히 햇살 사위어 가고

낮달만큼이나 맥없이 걸린

신호등 불 위로

기러기 한 마리 날고

슬금슬금 밀려드는 갯물처럼

저녁 안개 산허리를 타고 내리면

궁벽한 산협은 적막이 된다

알 수 없는 무서움이

등줄기를 훑고 지나듯

찬바람 옷깃에 스며들면

해묵은 외로움도 신물이 되어

목젖을 타고 넘는다

천천히 명치끝이 아려 온다

지난 생각에

처진 어깨 너머로

어스름 깊어만 가고

동지는 상기도 열흘이나 남았다

 

 

♧ 겨울엽서 - 이희숙


어찌할 바 모르는 순간에 와서

사랑한다 말하는 이여

그리워하다 하다

숨길 수 없는 마음

함박눈처럼 펑펑 쏟아지는 날이면

폭설처럼 쌓여있는 사랑을 이야기하자

어디에도 숨을 곳 없는 그리움을 이야기하자

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간절함에 대해 이야기하자

하늘의 별들이 숨을 거두는 그 날에도

오늘이 영영 오늘로 살 수 없는 그 날에도

여전히 우리로 살아내야 할 부분이 너무도 많은

우리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자 

 

 

♧ 겨울나무 -  목필균


맨몸으로 맞는 찬 바람의 채찍

잘 견디고 있구나


견디고 있는 것은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너의 모습은 승리의 모습

수많은 손을 들고 있는 군중

혼자이면서 수많은 군중의 힘으로

추위에 맞서는 승리한 자의 당당함


산다는 것이 견디어내어 당당하고

좌절의 가지 꺾임이 절망이리라


견디고 있는 객관적인 언어보다

승리의 깃발 가슴에 단 주관적인 언어가

활엽수 빈 가지에 주렁주렁 달려있어

내일을 바라본다

 

 

♬ 노래하는 밤 & 여인 - Placido Domingo

 


Mujer 여인
출처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 김창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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