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꾀 많은 노인
간밤에 눈이 많이 내려
여행길 불편한데
하필이면 오늘이 장날
장꾼들이 마주오니
혼자 밖에 못 다니는 논둑길
눈감고 지팡이로 더듬더듬
장님이 오늘 같은 날 나들이라!
내가 비켜가야지
무거운 짐 지고
논으로 비켜가네
2000.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