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피사리 하다 쉴 참이 돼서
얼마 멀지않은 곳에 버드나무가 있는데
기왕이면 시원한 그늘에 가 쉬자고
샛강 언덕배기 풀밭에 앉아서
모자를 한 쪽에 벗어놓고
이 얘기 저 얘기하고 있는데
아까 못 본 알록달록한 띠가 있어
이게 무슨 띤가 하고 주우려니
스르르륵 지나가버렸다
깜짝 놀란 여인은 벌떡 일어나
"여기 뱜있네 그걸 잡을라구 허니께
스르르륵 가버리네"
다음날 밭 임자가 와서 일하다
시원한 곳에서 한 잠잔다고
포대를 깔고 큰대자로 자기에
"어제 일꾼들이 거기서 쉬는데
뱀이 스르르륵 한 가운데로 지나갔대요"
"응?"
2001.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