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연말연시

채운산 2008. 1. 12. 15:39
 

연말연시


식구들의 먹고 입는 것

평소같이 변한 것 없는데

연말연시 되면

큰 명절로 아나?

양력인데!

망년회는 몇 패와 몇 번을 하나?

어제는 동네  친구

오늘은 다른  친구

내일은 또 누구

타지로 떠난 친구

전화는 몇 번 왔나

자정이 되어도 두 시가 되어도

세 시, 네 시 되어도

대문도 잠그지 않고

현관 불 밝혀놓고

전화도 아니 오네!

세상은 험악하여 무서운데

도둑이나 강도 오면 어쩐담?

돈이야 없지만, 패물이야 없지만

그놈들이 그걸 아나?

책임은 누가 지나!

대문을 잠그면 들어올 때 화낼 것이고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여섯시에 열린다던 망년회

영년 회까지 하는지


술독에 빠졌는지

계집에 빠졌는지

돈 쓰는데 빠졌는지

기다리다 밉고 눈물을 흘리며

밤을 지새워야 하나!


하나는 좋아 죽고

하나는 상해 죽고

다 죽어라

다섯 시에 나간 사람

다섯 시에 들어오네!

뻔뻔스럽게!


해마다 여는 망년회

누굴 위한 망년회냐?

친구 위한 망년회냐?

가족 위한 망년회냐?

자기 위한 망년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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