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베틀
채운산
2006. 9. 17. 16:29
베틀
잉아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북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한 쪽 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쇠꼬리는 찔꼭 짤꼭
바디집은 찰칵 찰칵
찔꼭 짤꼭 찔꼭 짤꼭
베틀 신 신고 부티차고
잉앗대 눌러 손질하고
물 발라 축축하게 한 뒤에
쇠꼬리 당겨 찔꼭
앞으로 늦추고 짤꼭
찔꼭 짤꼭 찔꼭 짤꼭
도투마리 넘기자 베방대 소리
와르르르르르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떨어진 날 풀솜으로 싹싹
바디집 치는 소리 찰칵 찰칵
아랫집 아낙 용돈 마련
새끼들 학비와 쓰임새 많은 돈
뒷집 처녀 혼수 마련
푸른 꿈에 낭군 생각
찔꼭 짤꼭 찔꼭 짤꼭
자투리 놓아 식구 옷 마련
올올히 엮어 쳇발 꽂고
한 필이 되어간다
노랫소리 절로 난다
찔꼭 짤꼭 찔꼭 짤꼭
잉아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북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한 쪽 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쇠꼬리는 찔꼭 짤꼭
찔꼭 짤꼭 찔꼭 짤꼭
* 부티 : 베 짤 때 허리에 차는 나무.
베틀 신 : 베를 짤 때는 한쪽 발은 안 신어도 되지만 한쪽 발은 신을 신는데 코빼기에 구멍을 뚫어 끈으로 묶어서 쇠꼬리에 연결하여 신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며 기계와 발을 맞추며 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