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

전어

채운산 2015. 12. 23. 20:08

재수 없는 사람이

친구들과 열차 관광을 하기로

낯모른 여인이 옆 좌석에 앉았다가

춤을 추며 끌고 일어나는지라

여자한테 춤을 배우며

먹을 것도 챙겨주니 좋구나

 

점심 먹을 것을 의논할 때

짜장이나 먹자고 제의했지만

바닷가에 왔으니 생선 먹자고

친구가 시키는 바람에 따르기로 하고

식당에서 상을 가운데로 놓고 앉아

생선을 내오자마자 생선 구이를

맨 먼저 젓가락을 대더니

가시가 걸렸다고 찌른다 한다

쌈과 밥을 씹지 말고 먹어보라는 권유에

몇 번을 먹었지만 내려가지 않는다 한다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굶다시피 하고

구경을 다니니 근심만 가득하여

약국에라도 가서 곪지 않도록 약 달라니

병원 처방 없이는 안 된다 하는구나

귀가 길에 여자들과 뛰어 봤지만

신통한 일이 생기질 않는구나

 

가까운 작은 병원에 가니 안 걸렸다 하는데

침도 삼킬 수 없고 음식도 못 먹어

초음파 검사를 하고 걸렸다한다

쌈밥 먹은 것이 더 내려가서 걸려

큰 병원에 가서 가시를 뺐으니 다행이라

 

2001.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