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달나라 여행

1969년 7월 20일 인간이 최초로 달나라 가서 착륙할 때는

텔레비전도 귀한 때라 라디오로 듣고 이걸 보려고

새벽에 이웃집으로 아버지도 구경을 가셨다

바로 옆집인데 그 집은 집도 크고 좋은데

날마다 내외가 싸우는 소리 나는 집이다

우리는 테미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되어

그 집 내력을 전혀 모르지만

안집 남자들이 가니까 따라 가시고

여자들도 착륙하는 걸 꼭 보려고 했다

여름이라 문 열어놓고 보니까 바로 담 넘어라

안집 여자들과 같이 보았다

안집 할머니는 여든 세살이신데도 정정하시다

지금 사람이 달나라에 간다고 해도

그럴 리가 있느냐고 거짓말 말라고 하셨다

계수나무 밑에서 옥토끼가 방아 찧고 있다면

딱 곧이들으실 테지만

암스트롱이 인공위성을 타고 신기하게

달나라에 간다고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에서 떠들어 대니

다른 곳에서도 그걸 꼭 보려고 

이웃집까지 가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다

 

2001. 8. 25